“이 글은 어쩌면 사랑에세이이자, 감정에세이일지도 모른다.”
사랑은 누구나 한 번쯤,
누군가를 온전히 믿고 사랑할 수 있었던 시절이 있다.
그때의 나는 계산도, 의심도 없이
마음을 내어주던 사람이었다.
사랑이란 건 머리가 아닌,
온몸으로 배우는 감정이었다.
그 시절의 나는 진심이었고,
그래서 상처도 깊었지만 그만큼 배운 것도 많았다.
“사랑했던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”
나는 아마 이렇게 답할 것이다.
“아니요, 후회하지 않아요.”
그때의 나는 미숙했지만,
누군가를 믿고 사랑할 수 있었던 용기를 가졌으니까.
그 마음이 진심이었기에,
이제 와서 후회하는 건 사랑을 부정하는 일일지도 모른다.
물론 그 끝은 아팠다.
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,
밤마다 혼자서 감정을 삼키던 날들도 있었다.
눈물이 쏟아질 때마다
그 시절의 나를 달래주듯
스스로를 다독이며 버텼다.
사랑을 잃고 난 후의 나에게
나는 그 후로 사랑을 쉽게 믿지 않게 되었다.
마음을 다 주면 반드시 상처가 돌아오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.
그래서 사랑의 문턱 앞에서
늘 한 발짝 물러서곤 했다.
하지만 어느 날, 문득 깨달았다.
사랑은 아프지만, 그래도 사람을 가장 사람답게 만드는 감정이라는 것을.
다시 누군가를 믿고, 내 마음을 내어주는 일은
결국 나 자신을 회복하는 과정이었다.
사랑을 하며 상처받는 것이 두렵더라도,
사랑하지 않으면 나는 나를 온전히 느낄 수 없다.
사랑을 배우는 또 다른 이름, 나 자신에게
사랑은 결국 나를 배우는 일이다.
누군가를 향했던 진심이 내 안에 남아,
나를 단단하게 만든다.
사랑에 빠지는 대신,
사랑을 ‘하는 사람’으로 살아가길.
그때처럼 미련 없이 마음을 내어주되,
이번에는 나 자신을 더 많이 아껴주며.
이제는 그렇게,
사랑을 믿는 법을 다시 배우고 있는 나에게 말해본다.
“괜찮아, 그때의 너도, 지금의 너도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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